「경성의 금기와 욕망」은 식민지 시대 경성(京城)을 배경으로 한 한국 근대 소설 선집이다. 김동인, 김유정, 채만식, 이효석, 이상의 대표작을 통해 1920~30년대 도시인의 억압된 욕망과 금기를 탐구한다. 신여성의 도전, 농촌의 순수한 정열, 지식인의 정신적 붕괴, 초현실적 탈출 꿈까지 다양한 인간상을 통해 식민지 현실과 개인의 갈등을 생생히 포착했다. 한국 근대 문학의 걸작들을 한데 모아 당대의 사회적·심리적 풍경을 조명한다.
김동인 - 배따라기
한 남자가 아내와 동생을 잃은 비극적 운명을 회상한다. 민요 ‘배따라기’를 모티브로, 사랑과 상실, 금기된 욕망이 뒤섞인 인간 내면의 슬픔을 액자식 구성으로 그린다.
김유정 - 동백꽃
사내아이 ‘나’와 성격 강한 처녀 ‘점순이’의 엇갈린 감정 속에, 투박하고 순수한 농촌 청춘의 욕망과 사랑의 감정을 유쾌하게 담아낸다.
채만식 - 레디메이드 인생
1934년 발표된 「레디메이드 인생」은 식민지 시대 경성의 허무주의적 지식인 ‘나’를 통해 물질적 욕망과 정신적 공허를 풍자한다. 주인공은 현대 문명에 매몰되지만 결국 삶의 의미를 상실한다. 채만식은 기계화된 도시 생활과 인간 소외를 비판하며, 식민지 자본주의의 모순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이효석 - 도시와 유령
1936년 발표된 「도시와 유령」은 도시를 떠돌며 과거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그’의 이야기이다. 그는 사랑했던 여성의 유령에 매달리며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효석은 몽환적인 문체로 도시인의 고독과 정신적 붕괴를 묘사하며, 식민지 시대의 비극적 욕망을 초현실적으로 표현한다
이상 - 날개
1936년 발표된 「날개」는 부조리한 현실에 갇힌 주인공 ‘나’의 내면을 유희적 언어로 풀어낸 실험적 소설이다. 그는 아내의 매춘을 지켜보며 무력감에 빠지고, 날개 달린 환상으로 탈출을 꿈꾼다. 이상은 전통 서사를 거부하고 파편화된 현대인의 정신을 표현하며, 식민지 시대의 억압과 자아의 분열을 초현실적으로 그린다.
김동인 (1900–1951)
김동인은 한국 근대 단편소설의 선구자로, 1920년대 자연주의와 사실주의 문학을 개척했다. 1919년 《창조》를 통해 등단했고, 「감자」「배따라기」 등으로 신경향파 문학을 주도했다. 식민지 시대의 성적 억압과 계급 갈등을 예리하게 묘사했으나, 친일 논란도 있다.
김유정 (1908–1937)
김유정은 1930년대 한국 농촌 문학의 대표작가로, 토속적 유머와 서정성이 특징이다. 193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했고, 「동백꽃」「봄봄」 등에서 향토적 정서와 인간 본능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짧은 생애에도 불구 한국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남겼다.
채만식 (1902–1950)
채만식은 식민지 시대의 풍자문학가로, 현실 비판과 해학적 필치가 돋보인다. 1924년 《조선문단》으로 등단했고, 「레디메이드 인생」「탁류」 등으로 소시민의 위선과 사회적 모순을 고발했다. 해방 후에도 사회비판적 작품을 썼으나 한국전쟁 중 사망했다.
이효석 (1907–1942)
이효석은 자연주의와 낭만주의를 결합한 감각적 문체로 유명하다. 1930년대 「메밀꽃 필 무렵」「도시와 유령」 등을 발표하며 도시와 농촌의 대비를 그렸다. 인간 본능과 예술적 욕망을 섬세하게 묘사했으나, 일제 말기 친일 작품 활동으로 논란도 있다.
이상 (1910–1937)
이상은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로, 실험적 기법과 초현실적 상상력으로 유명하다. 건축가이자 시인·소설가로 활동하며 「날개」「오감도」 등 전위적인 작품을 남겼다. 식민지 시대의 부조리와 인간 소외를 파격적으로 표현했고, 27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