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새 바람에 흔들리다》는 유교적 전통과 근대 문화의 충돌 속에서 흔들리는 1910-1930년대 사람들의 삶을 다룬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이광수의 《소년의 비애》는 청년의 내면 갈등을, 나도향의 《자기를 찾기 전》은 사랑과 자아의 방황을 섬세히 그린다. 김동인의 《배따라기》는 하층민의 도덕 붕괴를 사실적으로, 현진건의 《피아노》는 낯선 문물을 대하는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은 근대적 타협을 풍자하며 갈등의 복잡한 결말을 제시한다. 이 작품들은 ‘경성’이라는 상징적인 시대과 공간에서 유교의 가부장제, 효, 여성관이 근대적 개인주의, 자본주의, 교육과 부딪히며 동요하는 순간들을 생생히 포착한다. 낭만, 사실, 유머, 풍자의 다양한 문체로 전개되는 이 모음집은 전통과 변화 사이의 긴장을 탐구하며, 오늘날 가치 충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생각하게 한다.
1. 이광수 (1892~1950)
한국 근대문학의 선구자이자 논쟁적 인물. 대표작 『무정』(1917)은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로 평가받는다. 일제 강점기 민족 계몽 운동에 참여했으나, 후일 친일 논란에 휩싸인 복잡한 이력이 있다. 문화적 긴장 속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개인화되는 현대 사회에도 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2. 나도향 (1902~1926)
단명한 천재 작가. 24세로 요절하기 전 「자리를 찾기 전」「물레방아」등을 남겼다. 신여성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한 최초의 작가 중 한 명으로, 가부장제와 여성 해방의 모순을 예리하게 드러냈다. 여성으로 표현된 억압된 민족과 소외된 계층에 대한 그의 문제의식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필요한 질문들이다.
3. 김동인 (1900~1951)
한국 자연주의 문학의 개척자. 「배따라기」「감자」등에서 민중의 비참한 현실을 가차 없이 묘사했다. 경제 중심의 새로운 가치에 직면한 전통적 순수성의 상실을 주제로 삼았으며, 예리한 심리 묘사로 유명하다. 시대에 국한되지 않는 개인의 욕망과 도덕적 가치 사이의 갈등을 표현한 작품들을 썼다.
4. 현진건 (1900~1943)
경성의 중산층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가. 「피아노」「타락자」등에서 서구화와 물질주의가 가져온 가족 해체를 묘사했다. 그의 작품은 전통과 근대의 갈등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오늘날 세대 갈등과 문화적 단절 문제를 반추하게 한다.
5. 채만식 (1902~1950)
한국 문학사 최고의 풍자 작가. 「레디메이드 인생」「태평천하」에서 지식인의 위선과 식민지 사회의 모순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의 작품은 근대화의 허구성을 드러내며, 현대의 가식적 엘리트 문화와 SNS 사회의 위선을 생각하게 한다.